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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엔지니어는 실제로 뭘 할까? 5년차 현직자 이야기 ①

britko 2026년 4월 13일 월요일

반도체 엔지니어는 실제로 뭘 할까? 5년차 파운드리 공정설계 엔지니어인 내가 하는 일은 ET Data(전기 데이터) 분석, TEG 설계, 수율과 성능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이다. 뉴스에서 보는 클린룸 이미지와는 좀 다른 현실을 솔직하게 적어본다.

나는 올해로 5년차가 되어가는 파운드리 엔지니어다. 보통 미디어에서 비메모리라고 불리는 영역의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 이 업계 안에도 회로설계, 설비, 모듈 등 여러 분야가 있는데, 나는 그중에 공정설계를 담당하고 있다. 모든 파트가 하는 일을 다 아는 건 아니고, 그냥 내가 하는 일이랑 느낀 것들을 기록으로 남겨두려고 한다.

반도체 하면 다들 뉴스에서 보는 클린룸 사진이나 웨이퍼 들고 있는 장면 떠올리는데, 실제로 매일 하는 일은 좀 다르다. 사람들이 쉽게 떠올리는 그 이미지는 설비 엔지니어나 단위기술/모듈 쪽이 더 가까운데, 그쪽은 클린룸도 자주 들어가고 TEM 분석 의뢰도 더 많이 하고 하니까, 아무래도 더 사람들이 생각하는 "반도체 엔지니어"에 가까운 거 같다.

반도체 웨이퍼와 제조 장비

뉴스에서 보는 웨이퍼 이미지. 실제 업무는 이거랑 좀 다르다 (Photo: Unsplash)

반도체 공정설계 엔지니어는 매일 뭘 할까?

공정설계라고 해도 그 안에 역할이 꽤 다양하다. 제품을 메인으로 관리하는 사람, 내부에서 스플릿(Split)이라고 부르는 실험 조건을 어떻게 깔지 설계하는 사람, 성능만 전문으로 보는 사람, 수율이나 불량만 메인으로 파는 사람 — 이런 식으로 나뉘어 있다. 모듈팀도 따로 있고. 결국 주로 보는 Data 계층이 서로 다른 거다.

그중에 내가 하는 건 ET Data 층을 주로 보는 역할이다.

좀 더 풀어서 말하면 이렇다. 먼저 TEG(Test Element Group)라는 걸 설계한다. Wafer 위에 실제 제품 말고도 테스트용 구조물들을 같이 만들어 놓는 건데, 여기에 특정 Bias 조건을 걸어서 전기적 특성 Data를 뽑아낸다.

이렇게 뽑은 Data를 Spotfire나 Python으로 분석하는 게 일상이다. 매일매일 Data 보고, 트렌드 보고, 이상한 거 없나 확인하고.

ET가 광학 측정보다 러프하게 보는 측면이 있긴 한데, 오히려 더 나을 때도 있다. 측정이 훨씬 빠르고, mass한 구조에 대해서 한 번에 보기 때문이다. 광학은 한 Point를 정밀하게 찍지만, ET는 넓은 Array 전체의 종합적인 특성을 한 번에 잡아낸다.

데이터 분석 대시보드 화면

이런 느낌의 차트를 하루종일 본다 (Photo: Luke Chesser, Unsplash)

결국 목표는 좋은 실리콘을 대량으로 만드는 것

내가 하는 일을 좀 더 넓게 보면, ET Data를 Inline 계측값뿐 아니라 ATE(EDS Data), 가상계측값, ET Data끼리 등 여러 종류의 Data 간 상관관계를 보는 거다. 예를 들어 ET에서 Short이 뜬다거나 Open이 발생하면, 그게 어떤 Inline 값이나 설비 조건과 관계가 높은지 Correlation을 찾아낸다. 거기서 구조를 논리적으로 따져서 원인을 특정하고, 공정 피드백을 위한 Insight를 뽑아내서 실제 실험에 반영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최종적으로 이런 Insight들이 향하는 곳은 결국 수율과 성능을 높이는 것이다. 수율만이 전부는 아니고, TAT(Turn Around Time)를 줄여서 공정을 단축하면 같은 시간에 더 많은 Wafer를 뽑아낼 수도 있다. 결국 가장 좋은 실리콘을 대량으로 많이 만들어내는 것 — 이게 이 일의 최종 목표다.

숫자만 보는 게 아니라 구조적 이해가 같이 들어가야 해서, 가설을 세우고 확인하고 실험하는 과정의 반복이다. 경험이 꽤 쌓여야 감이 오는 영역이기도 하다.

여기서 Inline 측정이라는 게 뭔지 간단히 설명하면, CD(구멍이 있다면 그 구멍의 크기라고 보면 편하다)나 OCD(빛을 쏘아서 반사 패턴으로 구조물의 높이나 단면 형태를 보는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같은 걸 공정 중간중간에 계측하는 거다. 이런 측정이 아주 중요하긴 한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게 측정은 곧 돈이고 시간이라는 점이다. 계측 장비 돌리는 데 비용이 들고, Wafer가 계측 대기하는 시간만큼 생산이 밀린다. 그래서 실제로는 반드시 더 많이 필요한데도... 줄이려고 한다.

그래서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가상계측값을 쓰기도 한다. Virtual Metrology라고 하는데, 실제 공정을 진행한 설비의 Parameter 값들을 기반으로 계측값을 생성하는 거다. 설비 Parameter는 모든 Wafer에 대해 나오니까, 매칭이 잘 되면 계측 없이 계측을 한 셈이 된다. 결국 이런 것도 요즘 말하는 Digital Twin 개념이랑 이어지는 거 같다. 설비가 만들어내는 Data로 실제 물리적 계측을 대체하는 거니까.

데이터 모니터링 화면

트렌드 모니터링. 이상한 포인트 하나 잡으려고 차트를 끝없이 본다 (Photo: Stephen Dawson, Unsplash)

그리고 ET Data 트렌드 모니터링도 한다. 어떤 변경점이 있는지, Outlier(튀는 값)가 있는지 이런 걸 단일 인자로 쭉 추적하는 거다. 뭔가 변화가 감지되면 Fab에 피드백을 주고, 원인을 찾아서 조치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또 여러 ET Data들을 잘 조합해서 새로운 Index를 만들기도 한다. 특정 파트의 특성이나 특정 의미를 담도록 설계하는 건데, 이렇게 만든 지표로 불량이나 수율에 대해 의미 있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단순히 숫자 하나 보는 게 아니라 여러 Data를 엮어서 새로운 의미를 뽑아내는 거라 나름 재미있는 작업이다.


이렇게 한번 내가 하는 일들을 쭉 정리해서 써보니까 감회가 좀 새롭다. 매일 당연하게 하던 것들인데, 글로 풀어놓으니 오히려 내가 하는 일의 전체 그림이 더 잘 보이는 느낌이다.

근데 "뭘 하는지"만 적었지, "왜 이게 어려운지"는 아직 못 적었다. 수율과 성능 사이의 Trade-off, 실험할 때 부딪히는 현실적인 벽들, 그리고 요즘 Tool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 이런 이야기는 다음 편에 이어서 적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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